나아진 게 뭐죠?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하면 정말로 나은 사람이 되는 걸까요, 아니면 빌게이츠나 어떤 억만장자들이 하듯 많은 돈을 벌어서 옳다고 생각하는 산업에 투자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혁신적인 새 아이디어와 지속가능성, 환경, 질병의 종식을 위해 가진 부를 재분배한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걸까요? 그러면 그 억만장자는 그들의 재산만큼, 그러니까 내가 백원을 좋은 일에 쓴다면 백만원씩 그런 ‘좋은 일’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나보다 만 배쯤 훌륭한 사람인 걸까요?

천 번의 커밍아웃

어느새 2021년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진정성의 시대가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쪽에서 누군가는 ‘가짜뉴스’와 거짓말의 시대가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먼 길을 돌아,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나는 얼마나 멀리까지 온 걸까, 정말로 최선을 다해 온 걸까. 조금은 의문도 들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지만 여전히 샛길이든 바른 길이든 발이 닿는대로 디뎌 한 발자국 나아간다. 어쩌면 나는 먼 길을 돌아 다시금 출발선으로 돌아왔는지도 모른다. 크고 작은 성취가 있었지만, 결국 계속해서 원하게 되는 것은 마음 하나인 것 같다. 좋은 성과를 내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정말 좋은 일이겠지만, 잠시라도 뒤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을 때 내 뒤에 남겨진 나의 발자국이 조금 더 친절한 것이었기를, 조금 더 솔직한 것이었기를, 조금 더 절실한 것이기를, 그래서 영영 처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끝을 모르고 천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