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곡 버튼에서 느낄 수 있는 UX에 대한 고민.


나는 사람과 말을 하던지 잠을 자던지 어떤 영상을 시청하던지.. 뭔가에 확실히 집중을 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반드시 어떤 미디어 플레이어를 사용해서 노래를 듣는다. 그러면 이어폰의 리모콘이나 제스쳐를 통해서 재생, 멈춤, 이전 곡, 다음 곡의 조작을 하고 싶을 때가 분명 있는데, 그 중 다른 조작과는 다르게 이전 곡 조작에서 때때로 위화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이전 곡 버튼은 사실 이전 곡 버튼이 아니다.

이전 곡 조작을 하게 되면 무조건 이전 곡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재생 중인 곡이 재생된 지 n초가 지난 경우 현재 곡을 처음부터 재생하고, n초가 지나지 않은 경우에만 이전 곡을 재생한다.

// 코드라면 이런 느낌일까?
if (nowPlaying.currentTime < 2 && positionInQueue > 0) {
    nowPlaying = queue[positionInQueue--]; // play previous media in queue
} else {
    nowPlaying.currentTime = 0; // restart the media
}

이러한 이전 곡 조작은 특이하게도 내가 썼던 모든 플랫폼에 적용되어 있다.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에도, 애플 미디어 플레이어도, 유튜브 뮤직에도, 애플 뮤직에도, 구글 뮤직에도, 뭐든지, 무슨 플레이어든지 이 방식을 따른다. 그렇다면 대체 이 버튼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전 곡 버튼이라고 여겨지는 버튼의 유래

cassette player

◀◀ 모양으로 대표되는 이전 곡 버튼은 원래 카세트 플레이어의 되감기, 거꾸로감기 버튼이다. 그리고 이 녀석과 함께 사용되는 |◀◀ 버튼은 사실 ◀◀버튼과 용도가 미묘하게 다른데, |◀◀ 버튼은 사실 어떤 지점까지 되감아준다는 뜻을 가진다.

어떤 지점까지 되감아준다는 이 기능은 결국 아날로그 테이프를 직접 되감을 수 있었던 ◀◀ 버튼에 대한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나온 것이고, 사용자들이 ◀◀ 버튼을 사용하는 이유는 ‘어떤 지점까지 되감고 싶어서’ 였을 것이다. 그것은 이전 곡(곡 단위의 구분)일 수도 있고, 현재 곡의 처음 부분까지 돌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원터치로 끊어지는 |◀◀ 버튼 하나만으로는 이러한 모든 조작을 포함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전 곡 버튼으로 굳어진다. 그리고 다음 논리를 따라서 두 가지 선택지로 분기하게 된다.

  • |◀◀ 버튼을 곡의 첫 부분에 누르는 사람은 이 곡을 다시 듣는 게 아니라 이전 곡을 듣고 싶어할 것이다.
  • |◀◀ 버튼을 곡의 중간에 누르는 사람은 그 곡을 처음부터 다시 듣거나, 인트로를 듣거나, 그런 걸 원할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

사실 여전히 이 UI는 ‘곡의 중간지점에서 이전 곡으로 바로 건너뛰고 싶은 경우’에 대한 고려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는, 언젠가는 귀찮음을 느낀다. 하지만 다음 곡 버튼은 하나로 충분하고, 다음 곡과 대비되는 버튼도 하나였음 좋겠고, 사용자의 사소한 귀찮음이 새로운 버튼 하나를 더 학습시키는 것보다, 여태까지의 모든 사용자 경험을 거스르는 것보다, 각종 하드웨어 버튼들의 패러다임을 거스르는 것보다 큰 이득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이전 곡 버튼은 결국 불변의 UX로 남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