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의 연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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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 대한, 사업에 대한, 제품에 대한, 돈에 대한, 문제에 대한, 사명감에 대한…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자신만의 문제를 풀고 있는 메이커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한 가지 있는 것 같다.

그건 바로…

일을 계속 해야하는 것 같아서 퇴근을 안 한다.

보통은 즐겁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시작했는데 무언가가 되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느낄 때, 누군가의 인정을 받을 때, 물질적이거나 그렇지 않은 보상이 주어질 때… 다양한 순간들 속에서 메이커들은 자신들의 업무 과정이 마치 게임인 것처럼 즐겁다.

몰입해있는 시간에는 1시간도 1분처럼 엄청나게 빠르게 지나간다. 문제는, 즐겁지 않은 순간에도 그렇다. 뭔가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이 들 때에도 계속해서 시간이 지나간다.

12시간쯤 지났을까, 당신은 어쩌면…

퇴근을 해야 한다.

진심으로 그렇다. 어떨 때 사람들은 ‘영원히 일할 것처럼’ 일한다. 앉은 자리에서 엉덩이를 좀처럼 떼지 못한다. 몇 시간이고. 그런데 어느 순간 본능적으로 안다. 이 문제는 지금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 순간이 되면, 아… 당신은 퇴근을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단 퇴근을 해라. IT 업무를 장시간 진행했다면 화면을 그만봐라. 밖으로 나가라. 걷고, 바람을 쐬라.

퇴근도 습관이자 의식이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자발적으로 주 7일을 일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하루하루의 강도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강렬한 동기부여를 느끼는 사람들은 매일 12시간 14시간 16시간을 일할 수 있다. 곧잘 그런 충동에 시달린다.

그러나 영원히 일할 것처럼 앉아있어선 안된다.

만약에 당신이 머리쓰는 일을 하고 있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 안타깝게도 업무 시간을 2배로 늘릴 때 산출물이 선형적으로 2배로 늘어나지 않는다.

어떨 때는… 거꾸로 업무 시간을 2배 줄여도 산출물이 10배 괜찮아질지도 모른다.

당신이 충분히 잘 머리를 썼고, 충분히 창의적이었다면 말이다.

당신의 몇몇 과업을 의도적으로 미루는 습관도 필요한지도 모른다.

일정 수준의 에너지를 소비한 당신은 내일의 에너지를 끌어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밥을 잘 먹고, 잠을 잘 자고,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그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자.

꾸준하게 퇴근을 하자.

기쁜 마음으로, 퇴근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