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술 혁신은 어떤 사상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흔히 스타트업을 문제 해결의 주체로 이야기한다. 이것은 너무나 맞는 말이다. 한편, 문제 정의로부터 해결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어쩌면 어떤 ‘사상’에서부터 출발한다.
- 어떤 문제는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 어떤 문제는 문제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 어떤 문제는, 해결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더 나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제’는 사실 ‘옳고, 그름’의 영역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좋고, 싫음’의 영역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온라인 금의 과정에 공인인증서가 반드시 필요했던 과거의 양식이 ‘잘못된, 틀린’ 방식이었다고는 쉽게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공인인증서라는 보안 인증 수단 또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등장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시대가 흐름에 따라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한다. 여기서 누군가가 사상을 제시한다. 이 사상은, 보편적이고 타당한 사상일 수도 있으며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일수도 있다.
어떤 사상이 옳은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을 공감케하는 사상을 우리는 ‘기술 혁신’이라고 부른다.
미래는 이미 도래했다. 다만 고르지 않게 퍼져 있다.
미국의 SF작가 William Gibson은 “미래는 이미 도래했으나, 다만 고르지 않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예컨데 우리가 ‘혁신’을 했다고 흔히 생각하는 어떤 기술의 수혜를 받지 않는 사람들은 미래에 도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토스가 등장했지만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송금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른다.
토스가 등장했지만, 딱히 편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른다. 이는 기술 혁신이 사실은 ‘철학의 보급’과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모두가 동일한 철학과 사상, 가치관에 동의하지 않듯, 기술 혁신도 사실은 정량적 우위가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세상 모든 메이커가 사실은 철학자인지도 모른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인가? 나는 어쩌면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나의 사상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나는 철학의 보급 과정에 가담한다.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다음 문장은 국내 MMORPG 게임 로스트아크의 총괄 디렉터였던 금강선님이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다.
처음 게임을 만들때, 전세계에서 딱 한 명이어도 좋으니까 누군가의 인생게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0년 후에 시간이 지나서 이 로스트아크라는 게임을 되돌아보면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때 괜찮았지 라고 행복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해서 지금까지 달려왔다. 이 목표를 얼마나 이루고 가는지는 모르겠다. - 금강선
당신은 일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쩌면, 단지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마음을 전하고 싶은가. 누구에게 전하고 싶은가.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까.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 일하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