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나요? 직장에서는 몇 시간 정도 일을 하시나요? 7시간 정도? 8시간 정도? 당신은 어느정도의 일을 하고 있나요?
가만히 앉아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보통 7시간에서 8시간 일하는 걸 선호하는데요, 저는 일을 하는 7시간에서 8시간동안 무슨 일을 했던 걸까요.
직장에 다닐 때의 저는 대충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어떤 날에는 8시간동안 사무실에 앉아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떤 날에는 제가 제대로 집중해낸 하루에 해낼 수 있는 분량의 50%만큼 일을 했습니다. 저는, 어떤 날에는 기분이 좋아서 150%만큼 일을 해냈습니다. 저는, 어떤 날에는 기분이 안 좋아서 25%만큼 일을 해냈습니다.
일의 종류는 또 어떤가요. 저는 보통 하루에 서너가지 일을 해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보고를 해야 할 상황이 오면, 내가 실제로 한 업무의 양이 많아보일 수 있도록 무의식적으로 저의 작업량을 포장했습니다. 작업량이 많다고 느껴지게 해야, 해낸 것이 많다고 느껴지리라는 헛된 기대를 품은 것이죠.
회사를 나온 이후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내가 회사에서 한 일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 걸까? 내가 해낸 업무의 결과물은 어느정도인걸까? 나는 1인분의 업무를 온전하게 해냈을까? 해내기는 했습니다. 1인분의 업무는 확실히 해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중간중간 회사에서 느꼈던 무기력함을 돌이켜보면, 저는 그렇게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 저는, 많게는 8교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날에는 많게는 일곱가지에서 여덟가지의 서로 다른 과목을 한 시간씩 공부했습니다. 이는 모아놓고보면, 직장을 다니는 저의 업무시간과 거의 유사하더라구요. 이상합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돈을 벌지 않았으니까 직장을 다닐 때가 더 많은 일을 해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저는 학교에 다닐 때 더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더 많은 일이라고 하면, 더 많은 양의 학습을 해냈다는 걸 의미합니다. 저는 학교에 다닐 때, 한 시간마다 한 과목을 적게는 5페이지에서 10페이지, 20페이지까지 배웠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이 조급한 어떤 날에는 한 단원을 한 시간동안 배운 날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머릿 속에 그 가르침이 잘 들어왔구요.
뭔가 이상합니다. 직장에 다닐 때의 저는, 하룻동안 5페이지에서 10페이지의 학습도 하지 않은 날이 많았습니다. 학교다닐 때는 일곱가지에서 여덟가지의 서로 다른 과목을 한 시간씩 번갈아가면서도 배웠는데, 저는 도대체 어째서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 이후 서너가지 일도 온전히 해내는 날과 못해내는 날이 있게 된 것일까요?
그래서 다시 학교다닐 때의 습관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렇습니다, 학교다닐 때는 모두가 습관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정해진 시간까지 학교로 도착했고, 모두가 정해진 시간표를 따라 공부를 해냈습니다. 저는 특별히 우등생도 아니었지만, 학교에선 적당히 학습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습관이 없는 학생이 되는 것만으로도 불량한 학생이라고 선생님들에게 인식될 것 같아서, 최소한의 습관 만큼은 보통 지켜온 것이죠.
그래서 다시 무너진 습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 습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습관은, 매일매일 무언가를 해내기로 하는 다짐이었습니다. 저는, 저를 제대로 자극하기 위해서 단 하루의 휴가 없이 매일 습관을 이행해보기로 합니다. 그 정도 다짐이 있어야 가끔 하루 쉬더라도 다음날엔 또 해낼 테니까요.
지난 주 저는 1일 1 코드 커밋이라는 습관을 추가했고, 어제 저는 중국어 5분 공부라는 한 가지 습관을 더 추가했습니다. 뭔가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하나하나의 습관은 엄청나게 작습니다. 제대로 시간을 낼 수만 있다면, 이들 습관은 일곱가지더라도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안에 전부 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일곱가지 습관을 이행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어른이 된 저만의 7교시가 완성됐습니다.
학교다닐 때는 어떻게 한 거야?라는 질문에서 얻은 힌트로 저는 이제 학교다닐 때처럼 배우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