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는 Notion으로 이사해요!


notion

다운 Notion 블로그

저는 2018년도부터 Notion을 꾸준히 사용해왔습니다. 글을 쓰고 정보를 정리하는 일은 더 오래전부터 좋아해왔고, 그래서 Notion이 나오기 전에는 웹클리핑과 일기 등으로 구성된 에버노트를 2000장 넘게 써왔습니다. 저는 항상 더 집중하여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에 대해서 고민해왔고, 이 블로그는 그런 고민에 대한 지난 4년 (2016년부터 올해까지!)간의 결론이었습니다. 검색엔진에 노출되는 일이나, 광고를 달아 한 푼이라도 돈을 만드는 일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제 맘대로 만든 이 블로그가 딱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틀 전 불현듯, Notion이 한국어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런칭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에 관련된 커뮤니티 이벤트 영상을 보았습니다. 이벤트 영상에는 Notion의 창립자인 Ivan Zhao가 도대체 왜 이런 걸 만들었는지 하는 그의 생각을 이야기 했습니다. 세상에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이 사람들이 방법만 알면 좋은 웹사이트를 만들고, 서비스를 만들고, 아이디어를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그는 모두가 자신만의 도구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야기합니다.

저에게도 그런 생각들이 많이 스며들었습니다. 물론 내가 코딩하여 내가 만든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건 꽤 기분좋은 일이지만, 그것에 너무 집중하여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말이죠. 내가 이미 너무 잘 쓰고 있는 노션을 쓰면 더 쉽게 글을 쓸텐데, 사진을 첨부하느라 마크다운 문법에 맞게 로컬 경로에서 파일 이름을 적어넣지 않았을텐데,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걸 하는 건 좋은 일이잖아요? 그러면 더 자주 글을 쓰는 일에도, 더 나를 표현하는 데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데에 까지 커밋로그에 얽매이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글을 쓰고, 나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다보면 때때로 이게 맞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선택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텐데, 나만 괜히 하나 더 공유했다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비록 그리 많은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읽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잊혀질 권리를 얻고싶다며 기어이 내가 쓴 글들을 지우기도 하고, 흔적을 지우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습니다. 끊임없이 내가 뱉은 말을 돌아보고 썼던 글을 돌아보고 자기검열을 하면서 조금씩 남과 나에게 상처주지 않게 말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고민한 말들이 나를 위한 것이 되고 어쩌면 남을 위한 것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 곳이나 새로운 노션 블로그에서는 주로 기술과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그렇지 않은 말들도 더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최근에 이 블로그의 레이아웃을 바꾼 적이 있습니다. 올해들어 왠일인지 글을 많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한 페이지에 보이는 글의 수를 20개로 늘렸습니다. 1년에 최소한 20개의 글을 써서, 한 페이지에 1년이 담기도록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다음 블로그에서도 글을 쓰려고 합니다.

2016 Nyanye ~ 2020 Daun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