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빚


Distill.pub는 기계학습에 대한 명쾌한 설명, 연구자들간의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 Open Source 정신과 종이에 국한되지 않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개설된 논문 & 기사 출판 사이트(혹은 플랫폼?..)이다. 다음은 Distill에 가장 먼저 올라온 Research Debt라는 글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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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t-mountain by distill, research-debt.)

요약 :
대부분의 주제에 관해 ‘연구’라고 할만한 이해를 얻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등산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며, 수학 속에 녹아든 수 많은 과정과 누적된 노력들이 그 증빙이다. 이 등산은 엄청난 지적인 순례로 보이지만, 사실 이 등산은 엄청 쉬워질 수도 있다. 이 산을 오르기 위한 길과 계단을 만드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 그 과정은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과정이 아니다. 이는 수 많은 연구가 낳은 빚이다.


연구를 하다보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연구자들의 그룹이 생긴다. 서로에게 설명하기 위해 치루는 비용은 그룹의 성장과 함께 끊임없이 올라간다. 또 ‘이해하기 위한’ 비용 또한 새로 들어오는 구성원과 함께 올라간다. 경우에 따라선,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지나치게 많아진다’. 이에 대한 방어기제로, 사람들은 전문화한다. 더 좁은 관심영역에 대해 집중한다. 이 영역의 크기는 그룹의 구성원들이 소통하고 이해하는 데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어떻게 Trade-off하는 지에 따라 결정된다.

‘연구의 빚’이란 해석되지 않은 노동의 누적이다. 갓 태어난 아이디어가 ‘빚’이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공학의 프로토타입처럼 말이다. 문제는 우리가 보통 거기서 멈추는 데에 있다.

좋은 요약, 표기, 시각화를 만드는 것은 당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해준다. 이는 처음 만난 아이디어를 이해하는 데에, 명확히 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반대로 우리가 아이디어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는 보통 우리 또한 그 아이디어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신호가 된다.

연구 증류(Research Distillation)는 연구의 빚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는 깊은 과학적 이해, 공감을 포함해 엄청난 만족감을 줄 수 있으며, 연구를 정의롭게 만들고, 아름다운 통찰(insight)을 모두에게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가 혼자서 논문과 책을 쓰는 것으로는 연구의 빚을 청산할 수 없다. ‘개인’의 에너지는 모든 아이디어를 밑바닥부터 닦아내기엔 너무 얇게 퍼져나간다. 이 증류의 일, 아이디어를 정제하고 설명하는 데엔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는 것 만큼이나 깊은 이해와 창의력을 필요료하기에 기술을 갖지 못한 비전문가에게 외주를 줄 수 없다.

연구 증류는 당신의 일이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일이 되어야 한다.